이사한 후 집에 작은 뒷마당이 생겼다. 그래서 여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빨리 이것저것심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8월이 거의 끝났다. 날도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9~11월은 호주의 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드디어 가드닝을 할 수 있는 계절이 왔다. 오늘 버닝스에들러 블루베리나무와 가드닝에 필요한 이것저것을 사 왔다.
1. 버닝스웨어하우스
버닝스는 호주의 만물상, 고물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필요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집을 수리하는데 필요한 작은 것에서부터 바비큐장비, 모종 등등 정말 다양한 것을 판다. 처음 호주에 왔을 땐 버닝스를 갈 일이 없었다. 렌트하여 살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집을 고칠 일이 없었고, 이리저리 이사 다녀야 하는 형편이라 짐을 늘리기 싫어서 가능하면 뭐든 사질 않았다. 그러다 집을 구매하고 이것저것 집을 손봐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버닝스에 드나들 수 밖에없다. 버닝스웨어하우스는 굉장히 큰 체인샵이라 호주 전역에 지역마다 하나씩 위치해 있다. 내가사는 지역에도 차로 6분이면 버닝스에 갈 수 있다.
2. 블루베리나무
집에 마당이 생기면 과실수를 꼭 키워보고 싶었다. 시댁 앞마당에 마카다미아나무가 있는데 때 되면 마카다미아가 집 앞마당에 굴러다닐 만큼 많이 수확이 된다. 지금은 마카다미아가 너무 많아 처치곤란인데 난 그게 부러웠다. 그래서 내가 마당이 생기면 무슨 나무를 심어볼까 종종 생각해보곤 했다. 그러다 마트에서 블루베리를 사 먹는데 맛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직접 길러서 먹어보면 좋겠다 싶었다. 찾아보니 나무도 그리 크지 않고 특별한 관리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 버닝스에 블루베리나무를 구입하러 갔다. 근데 생각보다 블루베리가 너무 작았다. 이건 나무라고 할 수 없고 모종이라고 해야 하나...? 나무 자체가 원래 크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종류도 선샤인블루로 한 가지밖에 없으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블루베리는 일반흙에서는 잘 자랄 수 없고 산성의 토양이 필요하여 사용해야 하는 흙의 종류도 따로 사야 했다. 그래서 큰 화분에 키우는 사람들이 많고 화분에 키워도 많은 블루베리를 수확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나도 화분에 따로 키워보기로 했다. 지금은 묘목이 너무 작으므로 조금 더 큰 화분에 키우고 한번 더 분갈이를 해줘야겠다.
보통 블루베리는 하나를 키우는 것보다 두 그루를 함께 키우는 것이 좋다고한다. 자가수분을 하긴 하지만 같은 종류의 나무 두그루를 같이 키우면 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쓰여있었다. 그래서 하나 살까 두 개 살까 하다가 일단 하나만 구입했다. 흙이 너무 무거워서 들고 올 수가 없어서 못 샀는데..... 하나 더 사고 싶은데 조만간 또 방문하여 하나 더 구입해야겠다.
버니스 가드닝구역은 정말 이쁘게 잘해두었다.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간다. 인도어식물들도 정말 많아서 가면 사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지만 오늘은 양손이 무거운 관계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3. 가드닝
집에 돌아와서 구입한 블루베리를 화분에 옮겨 심어주었다. 같이 구입한 Osmocote흙을 먼저 채우고 블루베리 묘목을 넣고 나머지 부분도 흙으로 덮어주었다. 흙을 만질 때는 꼭 장갑을 끼라고 쓰여있다. 맨손주의!
분갈이를 하고 보니 블루베리 너무 작다. 얼른얼른 커서 나에게 블루베리를 많이 많이 수확해 다오! 뒷마당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고 지켜보아야겠다.
이번 주말에는 버닝스웨어하우스에 다시 가서 본격적으로 텃밭을 가꿀 모종이랑 화분을 구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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